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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균희 원장의 '생각의 틀 바꾸기'-5]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 : 22-06-1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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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가 크고 여리여리한 미인형의 승희(가명)씨가 상담실을 찾아온 것은 노란 은행나무가 거리를 물들이던 때였습니다. “과거의 나쁜 기억들을 다 잊고 싶다. 알콜중독에서 벗어나 새 삶을 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승희씨는 철들 무렵부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연년생 언니를 돌보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알콜 문제로 회사생활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어머니가 가정생계를 책임져야 했다고 하였습니다.
  언니를 잘 돌보면 칭찬을 받았고, 언니에게 문제가 생기면 원성을 들어야 했기에 모든 것을 언니에게 집중해야 마음이 편했다고 하였습니다. 중 ․ 고등학교시절은 두 번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절이고, 20대 이후로 술에 의존하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최근 들어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란 생각이 들어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치료를 받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역기능적인 가족에서는 가족 구성원들이 선택적으로 자신의 감정들을 차단하고 경직된 역할을 수행합니다. 가족의 필요에 따라 역할들이 만들어지고, 자녀들은 가족의 필요를 위하여 자신의 실체를 포기합니다. 개인적인 욕구는 가족체계의 욕구에 의해서 밀려나기 때문에 역기능 가족 안에서는 항상 일정한 분노와 우울이 존재하게 됩니다. 특히, 장애아동이 있는 가족의 정상자매형제들은 심리적 ․ 사회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합니다.
  부모의 관심이 장애형제자매에게 집중되어 있으므로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장애형제를 돌보는 책임감으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여 소외감과 분노 등을 보이기도 합니다. 정상형제자매들은 장애형제가 하지 못하는 일을 자신이 보상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고 성공에 대한 압박감으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가정의 정상여자 형제자매들은 재정의 제한으로 외부자원의 도움을 받지 못해 장애형제 보호책임에 대해 더 많은 부담감을 갖습니다. 장애형제를 양육하는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는, 즉 가르치기, 옷 입혀주기, 밥 먹여주기, 훈육 등의 행동이 자매형제관계의 주 특징이 됩니다.
 
  승희씨는 엄마를 대신해 언니를 씻기고 밥 먹여주는 양육과 규칙 가르치기 등의 훈육을 거의 도맡아 하였습니다. 학교를 마치고는 바로 집으로 돌아와 혼자 있는 언니를 챙겨야 했기에 친구들과 놀 수도 없었습니다. 엄마가 쉬는 일요일이 유일하게 혼자 있을 수 있는 날이었으나, 주말에 오시는 아빠가 엄마와 자주 싸워 그마저도 좌불안석이었다고 했습니다. 친구없이 지내는 학교생활은 외로웠고 사춘기 시절에는 분노와 억울함으로 집에서 엄마에게 대들고 고함 지르고, 학교에서는 죽은 듯이 지냈다고 하였습니다. 분노와 외로움이 뼈에 사무쳐 술을 찾게 되었고 중독까지 가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열심히 언니를 보살핀 그 과정들이 어린 승희에게는 너무나 힘이 들었음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언니의 보호자가 아니라, ‘나는 나’ 라고 소리쳤습니다. 나도 아이답게 놀고 싶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고, 진정한 나로써 부모님께 사랑과 관심을 받아보고 싶다고 외쳤습니다. 내가 나의 진정한 욕구를 알아차리고 위로하면서 승희씨의 상태는 조금씩 호전되어갔습니다. 부모님도 상담교육을 통해 승희씨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의 용서와 화해를 통해 승희씨의 분노와 외로움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술도 찾지 않게 되었습니다.
 
  승희씨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먼저임을 알게 되어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나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이 문제의 핵심이었음을 알게 되어 이제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음에 다행감을 느낀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2022. 6. 14 해피브레인심리상담센터  원장  유 균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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